PLAY STYLE

플레이 스타일과 구질

같은 코트, 같은 라켓이라도 이기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프로 투어를 지배해 온 플레이 스타일의 계보와 공에 생명을 불어넣는 세 가지 구질을 알면, 내 테니스가 나아갈 방향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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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ENTITY

왜 스타일을 알아야 하나

테니스는 상대와 직접 부딪히지 않는 대신, 내 강점으로 상대의 약점을 공략하는 수 싸움이 끊임없이 벌어지는 스포츠입니다. 그래서 프로든 동호인이든 자기만의 승리 공식 — 플레이 스타일이 만들어집니다.

  • 스타일을 알면 연습의 우선순위가 정해집니다. 모든 걸 다 잘하려는 연습보다, 내 무기를 벼리는 연습이 빠릅니다.
  • 상대의 스타일을 읽으면 경기 중 대응이 가능해집니다. 네트로 달려드는 상대와 베이스라인에 붙어 버티는 상대는 공략법이 완전히 다릅니다.
  • 프로 경기를 볼 때도 단순히 “잘 친다”를 넘어 전술의 충돌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전통적으로 테니스의 플레이 스타일은 서브&발리, 베이스라이너, 올라운더의 세 갈래로 나뉘고, 여기에 변칙의 정크볼러가 더해집니다. 하나씩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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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VE & VOLLEY

서브 & 발리 — 사라져 가는 낭만

강한 서브를 넣자마자 네트로 대시해, 상대의 어정쩡한 리턴을 발리로 끊어내는 스타일입니다. 바운드가 낮고 빠른 잔디 코트에서 가장 강력했고, 존 매켄로,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 피트 샘프라스가 이 스타일로 시대를 지배했습니다.

왜 프로 투어에서 사라졌나

  • 윔블던마저 코트를 더 느리고 높게 튀도록 조정했고, 유지비가 비싼 잔디 코트 자체가 줄었습니다.
  • 라켓·스트링 기술의 발전으로 리턴과 패싱샷이 빨라지고 날카로워지면서 네트 앞에 서는 위험이 커졌습니다.
  • 그 결과 현재 상위 랭커 중 서브&발리를 주 전술로 쓰는 선수는 사실상 없고, 베이스라이너가 허를 찌르는 기습 카드로 쓰는 정도입니다.

동호인에게는 여전히 유효

프로에서 멸종했다고 동호인 코트에서도 죽은 전술은 아닙니다. 리턴 속도가 프로만큼 빠르지 않은 동호인 경기, 특히 복식에서는 서브 후 네트 점령이 여전히 승률 높은 패턴입니다. 발리가 평균 이하면 복식 운영 전체가 불리해지니, 스타일과 무관하게 발리는 꼭 연습해 두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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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ELINER

베이스라이너 — 현대 테니스의 대세

베이스라인 부근에서 강력한 스트로크와 리턴으로 상대를 좌우로 흔들어 포인트를 따내는 스타일입니다. 2000년대 중반 라파엘 나달의 등장 이후 현대 테니스의 표준이 됐고, 바운드가 느리고 높은 클레이 코트에서 특히 강합니다.

오펜시브 베이스라이너

  • 상대를 뒤로 밀어내거나 한쪽 코너로 몰아 틈을 만든 뒤, 드롭샷이나 반대편 강타로 마무리합니다.
  • 자기 힘으로 주도권을 잡는 유형으로, 포인트를 끝낼 확실한 무기를 갖고 있습니다. 노박 조코비치, 야닉 시너가 대표적입니다.

디펜시브 베이스라이너 (카운터펀처)

  • 상대의 모든 샷을 끈질기게 받아넘기며 긴 랠리에서 상대의 실수를 기다리는 유형입니다. 앤디 머레이가 대표적이고, 정현도 이 계열이었습니다.
  • 주도권을 내주는 대신 실수를 하지 않아야 하므로 강한 정신력과 오펜시브 이상의 체력이 필요하고, 코트를 한계까지 뛰어다니는 만큼 부상 위험도 큽니다.

베이스라이너 전성시대라 해도 네트 플레이가 면제되는 건 아닙니다. 긴 탑스핀 랠리 끝의 짧은 드롭샷이 흔해진 만큼, 네트로 끌려 나가서도 한 방을 처리할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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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RIANTS

올라운더와 정크볼러

올라운더 — 이상형에 가장 가까운 스타일

  • 서브&발리와 베이스라인 플레이, 공격과 수비를 상황에 맞게 오가는 스타일입니다. 특징이 없어 보일 수 있지만 완성도가 높으면 그만큼 약점도 없습니다.
  • 로저 페더러가 원형이고, 2020년대에는 카를로스 알카라스가 거의 완성형에 가까운 올라운더로 그 명맥을 잇고 있습니다.

정크볼러 — 리듬을 부수는 변칙

  • 위너를 노리기보다 슬라이스, 드롭샷, 로브 같은 변칙 샷을 섞어 상대의 리듬을 깨고 범실을 유도하는 스타일입니다.
  • 이름과 달리 매 샷 머리를 써야 하는 고난도 스타일로, 파브리스 산토로, 셰수웨이 같은 선수들이 유명합니다.
  • 동호인 코트에서는 의외로 가장 상대하기 까다로운 유형입니다. 일정한 리듬의 랠리에 익숙한 사람일수록 느리고 낮게 깔리는 공, 갑작스러운 드롭샷에 무너지기 쉽습니다. 이런 상대일수록 서두르지 말고 내 템포를 지키는 게 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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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CKHAND

한 손 백핸드 vs 두 손 백핸드

백핸드를 한 손으로 치느냐 두 손으로 치느냐에 따라 경기 운영 전체가 달라집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현대 테니스의 대세는 두 손 백핸드이고, 입문자에게도 두 손이 정석입니다.

한 손 백핸드

  • 더 넓은 각도의 샷과 강한 스핀, 슬라이스·드롭샷과 구분이 안 되는 준비 동작으로 페이크에 유리합니다. 페더러, 바브린카, 에냉의 백핸드가 아름답기로 유명한 이유입니다.
  • 대신 탑스핀이 강하게 걸린 높은 공 처리와 서브 리턴에 불리하고, 보조 손이 없어 안정성이 떨어집니다. 프로조차 제대로 구사하는 선수가 드뭅니다.
  • 2020년대 들어 남자 톱10 전원이 두 손 백핸드인 시기가 나올 만큼 입지가 좁아졌지만, 그 심미성 덕에 여전히 낭만의 상징으로 남아 있습니다.

두 손 백핸드

  • 보조 손 덕분에 안정성이 압도적이고, 서브 리턴과 높은 공 처리에 유리하며 배우기 쉽습니다.
  • 조코비치, 머레이, 아가시 등 역대 최고의 백핸드로 꼽히는 선수 대부분이 두 손이고, 현역 남녀 선수 절대다수가 두 손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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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L FLIGHT

구질 3형제 — 플랫·탑스핀·슬라이스

플랫 — 가장 빠르고, 가장 위험한

  • 스핀 없이 직선에 가깝게 때려 넣는 샷. 속도는 최고지만 네트와 아웃의 여유가 가장 적습니다.
  • 진가는 퍼스트 서브에서 나옵니다. 성공률은 낮아도 일단 들어가면 상대는 받아내기에 급급해집니다. 위닝샷과 패싱샷에도 쓰입니다.

탑스핀 — 공격과 안정을 동시에

  • 공 뒤쪽을 아래에서 위로 긁어 순회전을 거는 샷. 궤적이 포물선을 그려 네트에 걸릴 위험이 줄고, 스핀 때문에 급격히 떨어져 아웃도 줄어듭니다.
  • 바운드 후에는 높고 빠르게 튀어 올라 상대가 받기 어렵습니다. 힘껏 쳐도 코트에 들어가는, 공격적이면서 안정적인 만능 타법 — 입문자가 가장 먼저 익혀야 할 구질입니다.
  • 세컨드 서브에도 널리 쓰이며, 전성기 나달의 탑스핀 포핸드가 이 구질의 교과서입니다.

슬라이스 — 느림의 미학

  • 공 아래쪽을 깎아 백스핀을 거는 샷. 바운드 후 낮게 깔리며 죽어버려 상대의 타점을 무너뜨립니다.
  • 수세에 몰렸을 때 시간을 버는 수비 카드이자, 어프로치·리턴·드롭샷의 재료입니다. 서브에 쓰면 사이드 스핀으로 상대를 코트 밖까지 끌어낼 수 있습니다.
  • 랠리 템포를 바꾸는 무기라서, 탑스핀만 치는 상대에게 슬라이스 한 장을 섞는 것만으로 경기 흐름이 달라집니다.